[쿠라요코] 검은 바다
2021. 2. 15. 01:51
사망요소有
차르륵 차르륵 집어삼킬듯한 소리도 어둠이 눈에 익자 두려움이 가셨다. 어둠을 가르듯 밝혀온 조명 불에 눈이 시렸다. 차가운 바닷바람 사이로 수평선을 타고 빛나는 배 몇 척만이 마음을 달래주는 듯했다. 누군가 저를 부르듯 내리는 빗방울에 그저 적시듯 서있는 그의 체온은 분명 방금 전에 비해 떨어졌음이 분명한데도 그는 고집스럽게 그 자리를 고집했다. 발아래가 축축해져오며 오감이 살아나는 듯 속삭였다. 이제 돌아가자고. 마음과 몸이 갈등을 피웠다.
손끝이 차가워지고 마음까지 바닷바람에 섞여 식어갈 때 그의 머리 위로 무언가 떨어졌다.
아니 그건 떨어진 게 아니라,
씌워진 거다.
왜 여기서 이러고 있어.
-...
이렇게 고집부리면 내가 돌아올 줄 알았어?
-고집.. 아니야.
그럼 뭐야. 시위?
-아니야, 아니..
형. 내 시간까지 행복하게 살다가 오라고 했잖아.
왜, 왜 벌써 왔어...
눈앞의 남자가 무너지듯 내려앉았다. 아, 이 사람이었다. 이 사람을 보고 싶어서 나는 여기까지 왔었구나.
네가 없어서. 난 행복할 수가 없었어.
네가 없어서. 눈을 뜰 수가 없었어.
어딘가를 바라보듯 탁한 눈으로 그러나 힘이 들어간 목소리가 저를 끌어안은 남자를 따라 내려갔다.
-제발 나도 같이 가게 해줘..
절규 같은 속삭임이 울음소리에 묻혔다.
미안해 형.. 형의 시간을 뺏어버려서, 반짝이던 형의 빛을 꺼버려서 미안해, 미안해...
[속보] 신원미상의 남성 시신, 해변가에서 발견···
검은 바다가 두 사람을 먹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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